도시공간 Urban Space
도시공간
지도교수 홍순태
현대사진은 다양한 장르가 서로 복합적으로 교류하면서 발전해가고 있는 시점에 있습니다. 사진의 역사가 170년을 흐르는 동안 그 표현이 단순히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인간상 내지 생활상만을 기록했던 시대를 벗어나 시대적 환경을 고발하는 비판적 시각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산업화가 가속화되면서 인구의 도시집중 현상은 사진의 주제를 자연에서 도시로 끌어들였고 스프롤 현상에 의해 주거지나 공장들이 도시 외곽지대로 빠져나갔지만 그 자리에 다시 성냥갑 모양의 아파트나 또 다른 공장들이 들어서면서 우리의 환경은 파괴되고 훼손되어 주거환경이나 생활환경은 더욱 열악해지고 도시 중심가에는 고층빌딩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 도시를 걷다 보면 하늘을 쳐다보기조차 힘든 것이 우리의 삭막한 현실입니다.
홍인숙의 “도시공간”은 이러한 도시환경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더불어 그 속에서 슬기롭게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표현한 사진입니다. 오로지 시멘트 덩어리의 차디차고 인간의 시각을 거부하는 듯한 건축물들에 내재한 나무와 잔디 그리고 창에 투영된 나무와 파란 하늘은 우리의 시각을 훨씬 부드럽게 하고 더 나아가 자연과 함께하고 싶다는 인간의 의지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사진의 공간구성은 이례적이며 다이나믹합니다. 이 구성은 참신한 프래이밍을 통해 도시의 구속에서 벗어나 저 넓은 자연으로 회귀하고 싶은 의지를 표출하기 위한 시각적 유희일 것입니다. 도시인들이라면 누구나 잠재의식 속에 도사리고 있을 이러한 문제들을 홍인숙의 눈을 통해 대변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이 도시풍경 사진은 시대성이 강하게 표출되는 사진이어서 역사적, 현실적, 사실적 사진인 동시에 예술적 시각으로 접근한 사진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일으킬만한 충분한 가치가 내재한 사진입니다. 홍인숙의 사진에 대한 열정과 감각은 대단한 것이어서 앞으로 사진가로서 위치를 확고부동하게 자리매김할 것이며 꾸준한 작품 발표를 통해 여러분 앞으로 다가갈 것으로 확신합니다.
2008년 11월
도시공간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는
미루나무 서 있는 길을 걷다가 문득
저녁연기 피어오르는
시골집에 서 있는 나를 그려 보기도 하고
첩첩이 겹쳐진 산등성이만 보여도
언젠가는 저곳에 텃밭 가꾸며 살리라는
꿈을 꾸어보기도 하지만
내 기억과 일상이 담긴 곳은 여기 도시라는 생각을 한다.
도시의 하늘을 바라보다가
다시 내가 숨 쉬며 살고 있는 공간을 되돌아 본다.
시멘트와 유리, 그리고 철과 알루미늄 등으로 꾸며진 공간 위에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던 집을 그려본다.
그리고
내가 멀리하고 싶었던 그 도시에 자연을 담아본다.
홍인숙